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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플라즈마 가르치고 전파하는 ‘플라즈마 전도사’ - 군산대 플라즈마 융복합기술 학연공동연구센터

이하나   
https://fusionnow.kfe.re.kr/post/plasma/608

플라즈마 가르치고 전파하는 ‘플라즈마 전도사’
공동학위 운영·산업체 교육·플라즈마 실험 키트 개발 대학에 보급
차에는 ‘PLASMA’ 카트에는 ‘핵융합연구소’…“1명이라도 더 알려야”
◇군산대 플라즈마 융복합기술 학연공동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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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즈마는 새로운 시장 창출과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촉진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을 비롯해 에너지, 환경, 신소재, 의료, 농업, 식품 등 신산업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체에서도 플라즈마나 플라즈마 장비 활용에 필요한 전문 인력의 수요가 크게 늘고, 플라즈마와 관련된 직원 재교육의 필요성도 증가하는 추세다.

  

 군산대와 국가핵융합연구소가 공동으로 지난 2013년 개소한 플라즈마 융복합기술 학연공동연구센터(센터장 주정훈 교수·군산대 신소재공학과)는 플라즈마 전문 인력 양성과 플라즈마 저변 확대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센터를 이끌고 있는 주정훈 교수 연구실을 찾아 플라즈마 인력 양성의 중요성과 핵융합연구소·산업체와의 협력 활동을 들어본다.

 

 

<주정훈 군산대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장은 자신의 승용차에 ‘PLASMA’를 붙이고 다닌다.>

 

 

◇자신의 승용차에 ‘PLASMA’ 새겨

 

 자동차 애호가이기도 한 주정훈 센터장은 얼마 전 국산 스포츠카로 차를 바꿨다. 튜닝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안정적인 운전을 위해 경주용 차에 사용하는 시트를 운전석에 장착했다. 그리고 자동차 외부에 커다란 글자를 붙였다. 영어 알파벳으로 된 글자는 다름 아닌 ‘PLASMA(플라즈마)’였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플라즈마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차를 바꿨는데 ‘PLASMA’ 글씨를 장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주 서울-군산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데다 마침 차도 흰색이라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이고, 아주 만족합니다. 차를 보고 저게 무슨 뜻일까 궁금해하고, 한 사람이라도 인터넷 검색창에 플라즈마라는 글자를 입력해서 찾아보면 플라즈마 대중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

 

 플라즈마 융복합기술 학연공동연구센터(이하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 주정훈 센터장이 자신의 차를 ‘자랑’하는 동안 또 한 대의 차가 등장했다. 실험실습을 위해 직접 학생들이 제작한 카트였다. 그런데 카트에도 글자와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정면에는 ‘PLASMA LAB’, 한쪽은 ‘군산대학교’, 다른 한쪽은 ‘국가핵융합연구소’였다.

 

 “카트가 캠퍼스에서 주행하면 교수나 학생들이 다 신기하게 바라봐요. 그런데 여기에 플라즈마 랩과 군산대, 국가핵융합연구소 글자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잖아요. 플라즈마를 통해 군산대와 핵융합연구소가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잖아요.”

 


<군산대 플라즈마 랩 학생들과 직접 만든 카트. 여기에는 ‘국가핵융합연구소’ 로고와 이름이 붙어 있다.>

 

 

◇군산대-국가핵융합연구소의 남다른 인연

 

 군산대와 국가핵융합연구소는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 2012년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가 군산에 둥지를 틀기 전인 2008년부터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군산대에 전초기지 성격의 연구센터를 설치·운영해 왔다. 주 센터장과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인연은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군산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제가 주로 하던 연구가 마그네트론 스퍼터링(Magnetron Sputtering)이었는데요. 1996년 미국 IBM 연구소에서 연구년을 보내면서 그곳에 있는 장비로 유도 결합 플라즈마(Inductively Coupled Plasm)를 이 마그네트론 스퍼터링에 적용하는 실험을 하게 됐어요. 돌아와서도 혼자 이 연구를 계속 진행했는데 그게 국가핵융합연구소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그네트론 스퍼터링은 반도체 제조공정인 박막 증착(sputtering) 기법의 하나로, 마그네트론(자전관, 초고주파 대출력 발진용 마이크로파管)을 이용해 스퍼터링이 집중적으로 일어나 이온화율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타깃의 피복률을 크게 높이는 방식이다.

 

 주 센터장은 IBM 연구소에서 돌아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이러한 마그네트론 스퍼터링과 유도 결합 플라즈마를 결합하는 연구를 수행했는데, 마침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 연구 파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마그네트론 스퍼터링에 유도 결합 플라즈마를 넣고 중성입자빔을 만드는 연구였는데 목표는 다르지만, 사용하는 장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때부터 주 센터장 연구실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크고 작은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반도체 공정용 플라즈마의 물성 데이터나 시뮬레이션, 모듈 개발 등의 성과를 올렸다.

 


<주 센터장과 학생들. 연구실의 실험 장비는 대부분 주 센터장과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군산대-핵융합硏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 설립

 

 이러한 공동연구도 중요하고 의미가 크지만, 플라즈마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력이 필요했다. 특히 국가핵융합연구소가 군산에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를 개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협력 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플라즈마와 관련한 연구를 확산하고, 산업체 수요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플라즈마를 전공하는 학과가 많이 생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어렵고요. 대신 학생이나 직장인이 플라즈마 관련 교육과 학위를 받고, 연구기관과 산업체에 필요한 인력도 양성할 수 있는 곳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주정훈 교수>

 

 지난 2013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군산대와 국가핵융합연구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플라즈마 융복합기술 학연공동연구센터는 이러한 설립 취지에 걸맞게 ‘공동연구’와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즉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 산업체에서 플라즈마 실무 교육을 필요로 하는 중견 연구자나 필드 엔지니어링의 재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의 성과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014년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 설립 후 군산대 대학원 과정에는 처음으로 4명의 학생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2명이 이번 학기를 끝으로 석사과정을 마치는 데 한 명은 이미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중견회사 입사가 확정됐고, 다른 한 명은 박사과정을 밟게 된다. 올해는 5명의 석·박사과정생이 입학을 앞두고 있고, 이 가운데 1명은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일하면서(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는 군산대 연구실 100%, 국가핵융합연구소 연구실 100%, 군산대 50%+국가핵융합연구소 50%를 선택할 수 있다) 석사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물리·화학·생물 분야 플라즈마 실험 키트 개발도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는 인력양성과 관련해 조금 더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산업체 필드 엔지니어의 플라즈마 재교육을 책임지겠다는 복안이다.

 

 주 센터장은 이러한 산업체 대상 플라즈마 및 플라즈마 장비 교육에서 다년간의 경험을 자랑한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 연구원 및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플라즈마 장비, 관련 소프트웨어 교육을 오랫동안 진행해 왔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플라즈마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10년 정도 진행했는데, 그동안 주 센터장의 교육 과정을 거친 인력만 2,500여 명에 달한다. 한때 업계에서는 “주 교수의 수업을 들었냐, 안 들었냐”로 실력을 따지지도 했다.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가 개발해 보급을 앞두고 있는 교육용 플라즈마 실험 키트>

 

 이와 함께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는 일선 대학교의 물리, 화학, 생물 분야 교과 과정에서 플라즈마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실험 키트와 모듈을 개발했다. 올해는 물리 분야의 플라즈마 실험 키트와 장비를 보급하고, 내년에는 화학과 생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미 군산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까지 마쳤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플라즈마 역시 이론으로만 배워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요. 짧은 시간이지만, 손으로 직접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조작하고, 다루는 경험을 해본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는 엄청나죠. 그래서 물리뿐 아니라 화학이나 생물을 전공한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된 플라즈마를 실험 시간에 직접 배워볼 수 있게 하려고 개발한 것입니다.”

 

 

◇실험실에서 어떤 장비, 얼마나 다뤘느냐가 경쟁력 좌우

 

 주 센터장은 연구와 실험, 특히 플라즈마 분야에서는 장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에서는 세계 1, 2위를 다투지만,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여전히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성능을 테스트하는 장비의 수익률은 떨어지지 않는다. 연구개발(R&D)에서도 마찬가지다. 실험실에서 어떤 장비로 실험하고, 얼마나 장비를 다뤄봤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진다.

 

 “처음 교수로 부임해서 강의하는데 전공 교재에 나와 있는 진공 펌프의 90%는 한 번도 써보지 않은 것이더라고요. 교수가 자기도 써보지 않은 장비를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이건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주 센터장의 연구실과 실험실에는 각종 컴퓨터와 실험 장비가 놓여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주 센터장이 직접 고물상에 가서 버리기 직전의 장비를 싼값에 사와 재조립한 장비들이다. 대기업에서 쓰다 폐기한 진공 펌프를 비롯해 각종 장비를 차 안 가득 채우고 돌아올 때가 가장 기뻤다고 한다. 10년 정도를 그렇게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지금의 실험실을 만들었다. 학생들에게도 실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신소재공학과이면서도 자동차 모형과 키트를 만들어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재를 다루는 분야지만, 해당 소재가 어떤 제품으로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면 그 분야의 실력을 쌓을 수가 없어요. 자동차가 신소재 분야의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하는데, 자동차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자동차의 부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면 제대로 된 엔지니어가 되기 어려워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자동차를 직접 조립해보게 하고, 부품도 직접 만들어서 다른 기능과 성능을 발휘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꼭 듣게 합니다.”

 

 


 연구와 실험, 교육에서 장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 센터장은 연구실과 실험실의 장비 대부분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플라즈마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제작용 컴퓨터도 직접 조립했다.

 

 

◇“연구하면서 강의까지…연구원들에게 감사”

 

 주 센터장은 끝으로 플라즈마 인력 양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 운영은 물론 대학원 학연산 협동과정으로 개설한 플라즈마융합공합과 역시 핵융합연구소 연구원들이 없으면 운영이 어려울 정도다. 실제 핵융합연구소 교수 6명이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의의 3분의 2 정도를 이들이 책임지고 있다.

 

 “사실 연구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고생 많이 합니다. 이렇게 플라즈마 전문 인력 양성과 저변 확대라는 목표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플라즈마 기술의 장래는 밝다고 느꼈습니다. 플라즈마 학연공동연구센터가 국내 플라즈마 교육과 인력양성의 메카가 되도록 저희 대학에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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