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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6

전자-분자 충돌의 세계를 탐험하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KFE   
https://fusionnow.kfe.re.kr/post/plasma/1333

국내 첫 ‘전자-분자 충돌’ 전문 도서 집필 저자 인터뷰

조혁 교수 x 송미영 책임연구원


 

우리는 과학 시간에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에 대해 배웠습니다. 바로 원자입니다.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라고 정의하지요. 이러한 원자들이 결합하여 생성된 물질은 분자라고 부릅니다. 원자나 분자는 어떤 물질의 고유의 정체성이 유지되는 최소 단위입니다. 예를 들어 물 분자는 두 개의 수소 원자와 하나의 산소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화학물인 것이죠.


우주의 모든 원자와 분자는 끊임없이 충돌하고 운동을 합니다. 많은 물리학자가 이들이 어떻게 운동하고 충돌하여 어떤 상태로 변화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925년에는 전자가 원자에 충돌하는 현상에 대한 법칙을 연구한 공로로 제임스 프랑크와 구스타프 헤르츠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지요.


물질의 네 번째 상태로 원자핵과 전자가 서로 분리되어 있는 ‘플라즈마’가 산업계의 첨병으로 떠오르며 이 미시적 세계에 대한 이해는 날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분자 충돌은 플라즈마를 구성하는 기체와 전자와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바탕인데요. 반도체 등과 같은 첨단산업 외에도 에너지, 환경, 신소재, 의료 연구 등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루고 있는 많은 물질에 대해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자-분자 충돌’을 소개하는 다양한 이론과 실험 사례를 하나로 엮어 입문자에게 길잡이가 될 만한 도서가 없었습니다. 중요하지만, 누구도 집필하지 않았던 <전자-분자 충돌>이 탄생한 배경입니다. 책의 주저자인 충남대학교 물리학과 조혁 명예교수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송미영 기술기반연구부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집필 동기부터 제작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조혁 교수(왼)와 송미영 박사(오)



Q. 먼저 <전자-분자 충돌> 도서 제작에 의기투합한 두 분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조혁 교수(이하 조): 2017년 충남대학교 물리학과를 정년퇴임하고, 최근 4년간 핵융합연 플라즈마기술연구소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전공은 원자분자물리학으로 이 책에서 다루는 전자-분자 충돌실험이 주된 연구테마입니다.


송미영 부장(이하 송): 대학원에서 전자원자충돌 이론을 전공하고 현재는 플라즈마기술연구소 기술기반연구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는 핵융합 플라즈마 기술의 산업분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기술 구축을 목표로 전자-분자충돌 실험을 통해 물질의 기본 성질을 측정하고, 플라즈마-물질 상호 작용 연구 및 물성 DB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Q. <전자-분자 충돌>은 어떤 책인가요? 한마디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조 : 다양한 전자-분자 충돌현상에 대한 기초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안내서입니다.

송 : 전자-분자충돌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연구자를 위한 길잡이책입니다.


Q. 교수님께서 플라즈마연구소 플라즈마물성측정팀원들을 위한 자료집을 준비하시다 송 박사님 제안으로 도서 제작이 시작되었다고요?


조 : 분자와 원자는 모든 물질의 근간이지만, 눈으로 직접 관찰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전자와의 충돌 실험이 그 구조와 성질을 밝히는 한 가지 방법이 되어 왔는데요. 깊이 들어가면 전자-분자뿐 아니라 분자-분자, 빛-분자, 이온-분자 등 온갖 것들의 충돌이 있고, 측정 방법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연구자는 없어요. 저 역시 그중 일부만 경험했죠. 대부분 대학 연구실과 산업체에서도 특정 전자-분자 충돌만을 다루곤 합니다. 하지만 나의 연구 외에도 어떤 연구가 진행되는지, 어떤 실험이 있었는지를 폭넓게 알면 내 연구가 왜 중요하고, 다른 연구들과는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지 더 큰 안목을 갖게 됩니다. 제가 자문위원으로 플라즈마연구소를 찾을 무렵 마침 연구소에서는 새로운 충돌실험 장치를 구축하고 있었는데요. 연구자들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 틈틈이 자료를 정리하던 차에 송 부장님이 “우리 팀원들만을 위한 자료집이 아닌 보다 많은 국내 연구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종합도서로 발간하면 좋겠다”라고 제안을 해주었어요.


송 : 지금까지는 전자-분자 충돌 이론과 실험 관련 대부분의 정보를 개별 연구자들의 논문 리뷰를 통해 확인해야 했어요. 플라즈마 한국어 교재와 번역서도 몇 권 있지만, 전자-분자 충돌에 관한 파트는 몇 페이지 정도로만 간략하게만 소개돼 있거든요. 하지만 최신 논문 리뷰는 어느 한 측면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초보자가 읽기 쉽지 않아요. 예전부터 우리에게 맞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마침 조 교수님이 “관련 자료를 모아 핸드북으로 나누어 주면 어떨까?”하고 말씀하셔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Q. 두 분뿐만 아니라 전자-분자 충돌 관련 석학들이 함께 저술에 참여해주셨어요. 


조 : 책의 취지에 공감하신 교수님들이 힘을 모아 주셨어요. 2장 원자와 분자에서는 계산양자 화학의 석학이신 KAIST 화학과 이윤섭 교수님이, 3장 전자-분자 충돌은 원자물리 및 플라즈마 이론 연구 전문가이신 한양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정영대 교수님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조혁 교수, 송미영 박사, 그 외 많은 연구자들의 협력으로 완성된 '전자-분자 충돌' 도서



Q.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각 장의 주요 내용이 궁금합니다. 


송: 1장 서론을 시작으로 2장에서는 전자충돌 이해에 필요한 원자·분자 구조를 소개했습니다. 3장에서는 충돌현상을 기술하기 위한 아주 기초적이지만 핵심적인 기본 이론을 설명했습니다. 4장은 본격적으로 개별 전자-분자 충돌과정에 대한 안내와 함께 대표적인 충돌 실험연구 방법과 결과를 해당 논문들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특히 각종 단면적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물성 데이터센터에서 국제협력을 통해 발간한 데이터 평가 눈문들에 수록된 권고값들을 최대한 참고하였습니다. 부록에서는 전자-분자 충돌단면적을 수집, 평가해 제공하고 있는 ‘플라즈마물성 데이터센터’에 대한 소개를 담았어요. 책에 소개된 내용의 상당 부분은 전자 원자 충돌에도 적용되며, 플라즈마 분야만이 아니라 전자-분자 충돌과 연관되는 다양한 물리 분야에서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Q. 책의 주제이자 핵심내용인 전자-분자 충돌은 핵융합 연구는 물론 반도체 산업 및 의학에서도 기본이 된다고요?


조 : 전자-분자 충돌은 자연현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요. 일례로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 현상은 대기권 밖에 있는 질소나 산소가 자유전자와 부딪혀 높은 에너지 상태로 올라갔다 떨어지면서 빛을 내는 것입니다. 또 전자-분자 충돌은 플라즈마를 이용한 반도체 공정에도 활용할 수 있고, 요즘은 매우 낮은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DNA 같은 생체분자와 충돌하여 생체분자가 파괴되는 현상을 밝히는 연구도 진행됩니다. 이를 이용해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 방법 등이 진화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플라즈마 연구자들도 물질의 전자충돌 데이터들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어떤 원리에 의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 그 값을 활용하는 연구를 보다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란 기대입니다.


Q. 책의 주 독자층은 전자-분자 충돌을 연구하는 대학원생과 선임급 연구자로 생각한 이유가 있나요? 


송 : 전자분자 충돌은 워낙 다양한 이론과 실험 방법이 있지만, 대학원과정이나 새내기 연구자의 경우 전체를 조망하지 못하고 자신의 연구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요. 플라즈마 안에서는 중성원자, 중성분자, 전자, 이온, 빛 등 온갖 종류의 입자가 서로 부딪힙니다. 플라즈마 생성의 일단계는 전자분자충돌로, 전자가 원자를 때리고, 이온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내가 다루는 플라즈마 속에서 이런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구나. 이것을 실험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하고 모델링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우리에게 결과가 오는구나, 음이온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를 이해하여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이 책이 보다 전문적인 도서나 리뷰 논문을 참고하는 길잡이가 되길 희망합니다.


 

Q. 책이 출판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요? 


송: 개인적으로 도서 제작이 처음이다 보니 출판 절차를 잘 몰라 어려움이 있었어요. 연구소의 이름으로 제작하는 도서이다 보니 비매품으로 1,000부 발간하였는데요. 비매품은 도서관 등에 배포할 수 없음을 후에 알았어요. 또 비록 많은 수요는 아니지만 판매용으로 제작해야 이 책의 내용이 필요한 잠재적인 독자들의 접근이 가능함을 뒤늦게 알게 돼 아쉬움도 남습니다.


Q. 이미 많은 새내기 연구원들이 책을 접했는데요. 이 책이 필요한 분들은 어떻게 연락할 수 있을까요?


송 : 지난 9월부터 출판 소식을 듣고 책을 요청해주신 KAIST를 포함함 여러 대학과 출연연 등에 배포하였습니다. 얼마 전 진공학회 등에서도 소개하였고요. 내년 2월 개최될 예정인 물리학회 원자분자 학회의 윈터 스쿨에서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UST에 개설될 플라즈마 관련 수업에서도 교재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조: 지금까지 이러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해 온 결실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이 많은 사람에게 참고될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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