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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6

식물 스트레스, 플라즈마 예방주사로 해결한다

KFE   
https://fusionnow.kfe.re.kr/post/plasma/1255

[인터뷰] 2020 KFE 우수논문상 수상자 송종석 박사


물질적 풍요의 시대, 역설적이지만 인류는 에너지 위기와 더불어 식량난에 직면했습니다. 도시화로 농지 면적이 줄어들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냉해 및 병충해로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구촌 식량 위기를 경고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핵융합 플라즈마기술을 활용하면 미래 청정에너지 개발과 식량생산 혁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최근 식물학 분야 우수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 2020)에 핵융합 플라즈마기술이 병충해와 가뭄 같은 재배환경에서 식물의 스트레스를 개선하고 식물체 내 기능성 성분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논문을 작성한 주인공은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송종석 박사인데요. 논문은 지난해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2020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이 선정한 우수논문상의 영예도 안았습니다.


2020 KFE 우수논문상의 주인공 플라즈마기술연구소 송종석 박사



농학자의 눈으로 본 플라즈마


“논문을 통해 플라즈마 기술이 질병과 가뭄, 바닷가 염해와 같은 생물학적·비생물학적 스트레스 개선에 활용될 수 있음은 물론 종자가 왕성하게 발아하고 생장하는 데 필요한 플라즈마 처리의 최적 조건이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대학원에서 작물생명과학을 전공한 송종석 박사는 플라즈마기술을 활용한 작물의 재배생산과 기능성 소재를 연구하는 농학자입니다. 핵융합연 입사 첫해, 그는 지금껏 연구해온 작물 재배생리 분야와는 기반이 완전히 다른 플라즈마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마치 영화 <마션>의 주인공 위트니가 화성에서 농학과 기계공학 지식을 종합해 감자 키우기에 도전했던 것처럼 말이죠.


‘플라즈마 기술의 작물분야 활용’과 관련하여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연구 논문 100여 건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송 박사는 논문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별적 연구사례를 (1)종피파상(Seed scarification), (2)종자살균(Inactivation of seed-borne pathogens), (3)항산화 방어체계 향상(Enhancement of antioxidant defense systems)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이를 통해 식물의 스트레스 환경조건에서 플라즈마 기술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송종석 박사가 연구에 활용한 분무재배용 플라즈마모듈 시험 설비. 식물에 플라즈마 처리를 하는 모습.



플라즈마 예방주사 맞고 스트레스 환경 극복


“플라즈마를 가스 또는 물의 형태로 전처리한 종자는 예방주사를 맞은 것처럼 스트레스 환경을 이겨 낼 능력을 갖게 됩니다. 일례로 오존가스는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요인이지만, 낮은 농도의 오존가스를 식물에 노출시키면 오존에 대한 방어체계가 생깁니다. 플라즈마는 종자 표면의 미생물을 살균해주기도 하죠. 또한 종자 표면에 충격을 주어 경실종자(딱딱한 종자)가 수분을 흡수하도록 하여 가뭄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보다 쉽게 발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송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플라즈마는 종자의 살균부터 활성에 이르기까지 발아·생장의 전 과정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무엇보다 송 박사가 꼽은 플라즈마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입니다. 기존에도 농·식품 분야에서는 종자의 살균과 활성을 돕는 다양한 화학약품이 개발되었지만 화학성분이 환경은 물론 사람의 안전성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플라즈마기술은 인체에 안전한 공기와 물 그리고 전기만으로 현장에서 즉시 비료의 역할을 하는 방전수를 만들 수 있고, 농산물과 농자재에 남아있는 화학농약도 분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그의 논문이 주목받은 이유는 작물학 관점에서 플라즈마가 종자의 발아·생장에 도움이 됨을 체계적으로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플라즈마 처리의 전력량과 세기를 작물에의 활용 측면에서 표준화된 플라즈마 처리조건으로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물은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조건이지만 과잉 공급되면 뿌리가 썩듯 식물체에 가해지는 외부자극이 최적 조건을 넘어서면 도리어 식물에 해를 입힙니다. 플라즈마도 마찬가지인 데요. 벼·보리·밀·콩과 같은 식량작물, 브로콜리·유채 등의 원예작물, 인삼과 같은 약용작물 등 각각의 작물마다 최적의 생장 조건이 다른 만큼 플라즈마를 사용하는 조건도 달라야 합니다.”


송 박사는 종자살균, 종피파상 등의 측면에서 종자의 발아와 생장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찾고자 했습니다. 특히 식물은 스트레스 환경을 견디는 방어체계를 통해 2차 대사산물, 즉 인간에게 이로운 기능성 성분을 생성하는데요. 플라즈마를 이용하면 새싹인삼의 주요성분인 진세노사이드와 같은 기능성 성분의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플라즈마 작물 생산환경 연구 실험실'은 송종석 박사의 연구공간으로 가장 애착을 가지는 공간이다. 



플라즈마기술로 농식품 혁신 견인


“2016년 모교에서 열린 다학제 심포지엄에서 플라즈마기술이 농식품 분야에서 흥미롭고 유익한 연구성과를 가시적으로 도출하고 있음을 알고 플라즈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심포지엄을 통해 농식품의 혁신을 이끌 플라즈마기술의 활용성을 접한 송 박사는 ‘작물생산환경 분야의 플라즈마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자 플라즈마기술연구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플라즈마바이오연구부에는 플라즈마를 비롯해 농생명과학,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존 농식품 연구의 틀을 깨는 융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식품 관련 연구소에서도 플라즈마기술을 다루지만 상용화된 플라즈마 장치를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치 매뉴얼에 따른 농식품의 변화만 확인 가능합니다. 반면 핵융합연에서는 농식품의 최적 반응조건을 찾기 위해 맞춤형 플라즈마 장치와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이와 동시에 농식품의 최적 반응조건을 찾는 종합적인 융복합연구가 진행됩니다.”


플라즈마바이오연구부는 체계적인 농식품의 융복합 연구를 위해 다양한 실험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송 박사는 대부분 시간을 ‘플라즈마-작물생산환경연구실험실’에서 플라즈마기술을 활용한 작물의 재배생산과 기능성 소재 연구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플라즈마 발생장치가 장착된 분무재배시스템을 설계·제작하여 새싹작물에 질소 영양분을 공급조절하고, 새싹보리의 가바(GABA)를 비롯해 새싹인삼의 아미노산과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등의 기능성 성분을 연구하여 연구결과를 우수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플라즈마기술을 다양한 작물에 적용하여 플라즈마-작물생산환경 융합기술을 정립하고 데이터베이스화시켜 궁극적으로는 연구자와 산업체가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송 박사는 100여 편의 논문을 분석·고찰하면서 현재의 연구주제에 확신을 갖게 되었는데요. 팀의 연구개발 목표인 천연물소재 개발용 플라즈마 처리기술, 플라즈마 기반 식물의 기능성 증진기술, 플라즈마 기반 식물의 수량성 증진기술에도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를 토대로 연구자들과 산업체가 활용 가능한 DB 구축이 목표입니다.


그는 식물이 정적인 듯 보이지만 환경의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는 존재라고 설명합니다. 껍질을 깨고 싹을 틔워 열매를 맺는 씨앗은 태양의 힘으로 생태계를 일구는 신비가 깃들여 있으니까요. 그의 연구는 여전히 도전적인 단계이지만 그가 연구하는 식물처럼 플라즈마기술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의 문을 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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