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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핵융합 전기생산 위한 징검다리 기술의 정체는?

KFE   
https://fusionnow.kfe.re.kr/post/nuclear-fusion/1406

핵융합 연료 걱정 뚝! 삼중수소 생산하는 ‘증식블랑켓’

한국형 실증로 시대 준비하는 ‘핵심기술’ 도장깨기 5편


태양보다 더 뜨거운 인공태양 내부에는 1억 도가 넘는 플라즈마를 감싸는 블랑켓(blanket)이란 장치가 있습니다. 이름처럼 진공용기 속 플라즈마를 담요처럼 감싸고 있는데요. 


KSTAR와 같은 현재 운영 중인 핵융합 장치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핵융합 전력 생산을 이루게 될 실증로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블랑켓’ 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바로 에너지 변환과 핵융합 연료 생산이라는 실증로의 정체성을 쥐고 있는 장치가 바로 ‘블랑켓’ 이기 때문인데요. 


KSTAR와 ITER로 이어졌던 핵융합 실험로의 시대를 지나 실증로의 시대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기술! 블랑켓 기술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구상에 없는 삼중수소 만든다


“블랑켓은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인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고, 중성자와 감마선을 차폐하여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을 보호하는 세 가지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핵융합연 연료시스템연구부 안무영 부장이 설명하는 블랑켓의 역할입니다.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의 첫 관문이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안정적 운전이었다면, 두 번째 관문은 핵융합의 연료인 삼중수소를 생산하고, 핵융합 반응으로 얻은 엄청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블랑켓의 성공적인 운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소의 동위원소 중에서도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핵융합 반응이 잘 일어나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가장 우수한 핵융합 연료로 꼽힙니다.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 분해하여 거의 무한하게 추출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지구상에 자연 상태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반감기가 매우 짧아 장기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으로 핵융합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핵융합로에서 직접 삼중수소를 만들어 활용해야 합니다. 


블랑켓의 내부에는 리튬이 존재하는데 핵융합 반응으로 생성된 중성자와 리튬이 반응해 삼중수소를 만들 수 있어 연료를 자가 생산합니다. 또한, 블랑켓은 중성자가 지닌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도 담당하는데요. 이 중성자로 인해 발생한 열은 블랑켓 내부를 흐르는 냉각재를 가열하고, 가열된 냉각재는 열교환기에서 수증기를 발생시켜 다른 발전소에서와 마찬가지로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게 됩니다.


ITER 장치에 설치되는 차폐블랑켓



ITER 통해 블랑켓 기술 진일보,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


ITER는 블랑켓을 최초로 적용하게 되는 핵융합로입니다. 600m²의 진공용기 내벽을 완전히 덮는 440개의 모듈로 구성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ITER 블랑켓은 블랑켓의 3대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블랑켓이 아니라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을 보호하는 중성자 차폐기능만 갖춘 차폐 블랑켓(Shield blanket)이란 점에서 실증로의 블랑켓과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차폐 블랑켓과 별개로 핵융합 연료 생산과 에너지 변환 기능까지 모두 갖춘 블랑켓을 증식 블랑켓(Breeding blanket)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블랑켓 기술 확보에 있어서 ITER가 중요한 것은 일부 구역에 테스트 블랑켓 모듈(Test Blanket Module, TBM)을 설치하여 증식 블랑켓의 핵융합 연료 생산과 효율적인 에너지변환 기술을 평가할 예정이기 때문인데요. 


ITER 핵융합로에 다양한 부대장치를 연결하는 여러 개의 포트 중 두 개의 포트가 TBM을 테스트하기 위한 포트로 배정되었으며, 각 포트는 다시 두 개의 모듈로 나누어져 우리나라와 유럽연합이 공동으로 한 개를, 나머지는 일본과 중국, 유럽이 할당받아 연구를 수행하게 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는 ITER TBM을 통한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실증로 증식 블랑켓 설계의 근거를 확보하고, 삼중수소 자급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복안입니다. 


하지만 안무영 부장은 ITER TBM을 통해 증식 블랑켓 개념 실증에 성공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ITER와 실증로는 조건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인데요. ITER는 펄스 운전되지만 실증로는 전기생산을 위해 높은 파워로 연속운전을 목표하고 있으며, 블랑켓 입장에서는 고속 중성자 및 열하중에 노출되는 양과 시간이 ITER 대비 월등히 높습니다. 따라서, 블랑켓 및 이에 연결되어 설치되는 냉각 시스템, 연료추출 시스템 등의 계통을 실증로 조건에 적합하도록 개발하여야 합니다. 또한, 고속 중성자에 의한 재료의 손상이 가속화되므로 실증로 환경에서 재료의 열화 거동은 현재로선 정확히 예측이 어렵습니다. 원자력 실험로에서는 약한 중성자를 이용한 실험은 가능하지만, 핵융합 중성자는 훨씬 더 강력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다른지, 손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을 ITER TBM 연구를 바탕으로 공백에 대한 전략적 연구가 필요합니다. 


또한, TBM은 하나의 모듈에 설치할 규모 정도면 충분하지만 실제 실증로에서는 거대한 핵융합로를 담요처럼 덮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제작성을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블랑켓과 연결되어 설치되는 다양한 계통 그리고 블랑켓을 구성하는 재료 등에 대한 관련 기술 R&D도 매우 중요합니다.


핵융합에너지의 연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다.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삼중수소는 핵융합로 내에서 리튬과 중성자의 반응으로 만들어낸다.


ITER TBM과 한국형 실증로 상호보완적으로 연구할 전략 필요


“우리나라가 2050년 실증로를 운용하려면 2025년까지 ITER TBM 최종설계, 2030년까지 ITER TBM 설치 및 이후 ITER 핵융합 환경에서 TBM을 실증하고, 이에 병행하여 조속한 시점에 증식블랑켓 목업의 성능 및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실증로와 같이 (준)연속 운전이 가능한 중성자생산시설을 구축하여 2040년 경 삼중수소증식율 및 삼중수소 추출성능 검증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증식 블랑켓의 핵심기술 확보가 마무리되어야 하는 2040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18년 남짓입니다. 한국형 실증로에 맞는 증식 블랑켓을 개발하려면 크게 ▲설계/안전해석 체계구축과 ▲제작/검증 기술, ▲계통 기술이 완성되어야 합니다. 블랑켓의 실제 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대형 중성자생산시설이 있다면, 그에 맞는 설계 데이터를 검증하고 성능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증식 블랑켓 제작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함은 물론, 그 절차를 공인된 산업기술표준에 등록하고 그 절차에 맞춰 제작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ITER TBM을 통해 굉장히 빠른 기간에 선진 기술을 따라잡고 있지만, 실증로의 증식블랑켓 개발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핵심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자체 개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핵융합 주요국들은 1970년대부터 블랑켓 연구에 착수했지만,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 ITER의 TBM 프로그램에 합류하며 관련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ITER는 모든 결과물을 회원국들이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TBM은 ITER 장치의 정식 조달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ITER의 TBM 프로그램은 참여 회원국들이 각자 방식으로 설계하고 제작한 증식 블랑켓의 성능을 ITER 장치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안무영 부장은 증식블랑켓 성공을 위해 핵심기술의 공백을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즉, 한국형 실증로의 증식블랑켓 개발을 위해 ITER의 TBM 연구와 우리만의 실증로 증식블랑켓 연구가 상호보완적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2022년 현재 핵융합연은 EU와 함께 ITER TBM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핵융합연과 원자력연, 그리고 한국전력기술과 MOU를 맺고 협력 중이며, 미국 UCLA 등과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증로 증식 블랑켓 기술 개발을 위해 지금까지는 한정적인 예산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개념설계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실증로 유사 환경에서의 증식 블랑켓 시험 및 평가를 위해 삼중수소 회수시설이 연계된 국내 중성자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열에너지 변환 및 삼중수소 증식을 위한 ‘증식 블랑켓’ 기술 개발 및 실증로 환경 검증입니다. 삼중수소 생산과 운동에너지의 열에너지 변환을 담당하는 증식블랑켓 핵심기술이 확보되면 인류의 핵융합 발전 로드맵은 이제 상용화의 마지막 관문을 향할 것입니다. 


블랑켓은 핵융합 전기 생산의 핵심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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