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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9

핵융합 난제의 비밀, 데이터는 알고 있다

KFE   
https://fusionnow.kfe.re.kr/post/nuclear-fusion/1237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최근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광고가 알아서 떠 있고, 동영상 서비스 앱에서는 나의 취향에 맞는 영상이 상단에 추천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패턴을 알 수 있는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공되는 맞춤형 광고나 서비스들인데요.


이러한 데이터 분석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예측성을 높이고 최적의 선택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의 매출 확대를 위한 소비자 분석뿐 아니라 도시 교통문제 해결이나 코로나 확산 예측 등 공공 분야에서도 적합한 정책 결정을 위해 빅데이터 활용 사례는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슈퍼컴퓨터와 같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의 발달 덕분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방대한 데이터의 분석과 처리 능력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그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전체 정보와 임상정보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희귀질환 치료 방안을 찾거나,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보물질 데이터 분석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미래에너지 개발을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하고 있는 핵융합 연구 분야 역시 데이터를 활용해 상용화 난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과학기술 분야입니다.


21세기 인류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학기술로도 꼽히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어떠한 데이터들이 활용되고, 이 데이터들로 어떻게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핵융합 상용화의 키, 데이터에서 찾는다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난제들 


핵융합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로는 크게 4가지 정도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①1억℃가 넘는 고온 플라즈마를 핵융합로 안에 가두는 것 ②핵융합로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찾는 것 ③리튬에서 바다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삼중수소를 뽑아내는 것 ④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와 헬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것 등입니다.

먼저 핵융합 실현 핵심 과제인 초고온 플라즈마를 오랫동안 가두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우주의 태양은 자신의 중력만으로 고온의 플라즈마를 충분히 잡아 가두며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플라즈마 덩어리를 유지합니다. 태양의 중심부에서는 끊임없이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 우주공간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쏟아냅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플라즈마를 가두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어떤 소재나 재료로도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현존 금속 가운데 열에 가장 강하다는 텅스텐도 6,000℃를 넘어가면 기체가 되어 증발해버립니다.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죠.


플라즈마 불안정성 해결에 필요한 자기유체역학 분석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KSTAR나 현재 건설 중인 ITER와 같은 토카막 장치입니다. 도넛 형태로 진공 용기를 만들고 진공 용기를 맴돌 듯이 감아 도는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 고온의 플라즈마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가두는 것입니다. 고개를 하나 넘었지만, 더 큰 고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핵융합 플라즈마의 난제가 하나둘 도출하기 시작한 것이죠. 대표적인 것이 플라즈마 불안정성입니다. 고온의 핵융합 플라즈마는 안쪽과 바깥쪽 부분 사이에 생기는 큰 압력 차이와 높은 플라즈마 전류로 인해 상황에 따라 불안정하게 요동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불안정성의 원인과 제어 방법을 찾는 일은 앞으로 상용화될 핵융합 장치의 안정적인 운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핵융합 과학자들은 오늘도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은 불안정성의 발생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자기유체역학적 분석을 출발점으로 삼게 됩니다. 즉 특정 상황과 조건에서 어떤 물성으로 어떻게 플라즈마가 움직이는지 알아보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다양한 플라즈마의 행동 패턴과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물리적으로 합당한 핵융합 이론 모델을 만듭니다. 이런 방대한 데이터의 계산을 필요로 하는 자기유체역학 분석은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한 전산모사가 가능해지면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고, 이와 함께 플라즈마 불안정성 연구에서도 획기적인 성과들이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KSTAR 장치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가두는 진공용기 내부



극한 상황 견딜 수 있는 최적의 재료를 찾아라


이처럼 핵융합 발전의 가장 큰 난제로 알려진 초고온 플라즈마의 가열이나 안정적인 유지 외에도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는데요. 바로 핵융합이 일어나는 극한 상황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하는 일입니다. 여기에서도 데이터 분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토카막 내부에서는 자기장이 플라즈마의 궤도이탈을 막으며 꽉 잡아두고 있어 초고온 플라즈마가 장치에 직접 닿을 일은 거의 없는데요. 하지만 플라즈마를 진공용기의 벽면에서 잘 떼어 놓는다고 해도 중심부는 1억℃, 가장자리도 1,000℃를 훌쩍 넘기는 플라즈마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더군다나 초고온 플라즈마와 진공용기 사이의 간격은 1m도 채 되지 않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기장이 플라즈마를 잘 가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둘 튕겨져 나오는 이온들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엄청난 에너지를 품은 이온이 경로를 이탈해 벽면에 부딪히게 되면, 제아무리 강한 재료라도 손상이 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보다 높은 효율로 오랜 기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재료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중성자와 고열로부터 핵융합로 구조물을 보호하는 플라즈마 대면 재료의 개발이 중요합니다.


핵융합 연구자들은 그동안 높은 온도를 잘 견디는 동시에 잘 닳지도 않는 재료를 찾기 위해 주기율표상의 원소 대부분을 활용해 견고한 핵융합 장치 내벽을 제작하는 실험을 해왔습니다. 수많은 재료들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해 적합한 재료를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죠. 하지만 매 실험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 나왔고, 그렇게 도출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재료에 도달하는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은 왜 어려울까-극한재료


 

우수한 하드웨어에 소프트파워까지 갖춰야


결국 이런 핵융합 난제 해결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잘 처리하고 분석, 계산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슈퍼컴퓨터와 같은 소프트파워가 핵융합 연구에서도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사람을 대신해 빠르고 정확하게 데이터를 계산해 결과를 도출할 뿐 아니라, 스스로 학습해 인류가 찾지 못했던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팀에서 재료과학에 대한 이해가 없는 AI가 330만 개의 논문을 학습해 새로운 물질 소재를 발견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는데요.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를 가지고 새로운 물질의 발견을 예측하고 현재 알려지지 않은 재료를 제시한 것입니다. 심지어 인공지능이 예측한 물질 재료의 효율이 기존에 발견된 재료들의 평균 효율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져 소프트파워의 위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연구 결과였죠.


핵융합 연구 분야에서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연구가 기대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모든 핵융합 장치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어떤 변수가 있는지,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분석하고 조합해야만 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이러한 난제의 해답들을 찾아줄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지니고 있다면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에 가속 페달을 달 수 있지 않을까요?


전 세계 핵융합 연구진들 역시 슈퍼컴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오로라(Aurora)’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핵융합 연구용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을 선정하기도 했고요. 이에 앞서 2017년 캐나다의 제너럴퓨전(General Fusion) 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핵융합 실험 결과를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이 협업을 통해 제너럴퓨전은 15만 회의 실험에서 생성된 100TB(테라바이트)가 넘는 데이터를 가공하기 위한 첨단 계산 플랫폼을 개발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핵융합 연구도 1PF(페타플롭스)급 슈퍼컴퓨터 ‘KAIROS’를 지난해 도입하여 소프트파워 구축에 활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KSTAR라는 훌륭한 하드웨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데이터를 해석하며 물리이론을 개발하고 이를 모델링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인데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슈퍼컴퓨터 '카이로스'


머지않아 첫 번째 플라즈마 발생 운전에 들어갈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에서도 전 세계에서 축적한 시뮬레이션 데이터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본격적인 가동에 앞서 미리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수를 적용해 시뮬레이션하여 결과를 비교·분석한다면 실제 실험에서 더 높은 성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도 카이로스를 활용한 연구 경험이 빛을 발하겠죠? 우수한 하드웨어 장치에 소프트파워까지 겸비한 우리의 핵융합 능력이 인류의 미래 에너지원 개발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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