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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2

핵융합 상용화의 키! 데이터에서 찾는다.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kfe.re.kr/post/nuclear-fusion/1140

세계보건기구(WHO)가 홍콩독감, 신종플루에 이어 세 번째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보건 의료계 전문가 등은 하반기 2차 대유행이나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라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는데요. 결국 백신과 치료제 개발만이 코로나19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전 세계 제약사들과 과학자들이 뛰어든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IBM의 ‘서밋’도 백신 개발에 투입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서밋은 이미 8만 개의 약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이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약물 77개를 가려냈다고 합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시험까지 신약이 개발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약 15년임을 고려하면,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효과적인 약물을 분석하고 찾아내는 방법은 백신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연구를 지속해오며 쌓아온 바이러스와 기타 질병 검사 데이터, 임상연구 데이터 등 수많은 데이터 소스에 슈퍼컴퓨터의 데이터 처리 능력이 더해지면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지요. 

 

핵융합로 내부에서는 수많은 일이 벌어진다. 이것을 데이터로 추출해 분석하고 계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 출처=IAEA>

핵융합로 내부에서는 수많은 일이 벌어진다. 이것을 데이터로 추출해 분석하고 계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 출처=IAEA>

 

이처럼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거나, 신물질을 발견하는 등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기술 연구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거대과학이자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까지 총망라된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인 핵융합 연구도 데이터 연구가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게다가 모든 게 ‘최초’이자 ‘처음’이죠. 핵융합로 내부에서 벌어지는 원자와 분자의 움직임, 이것에 영향을 주는 재료의 성분, 플라즈마의 안정적인 거동에 주는 수많은 요소들 등 엄청난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최적’을 찾아야 합니다. 데이터야말로 핵융합 상용화의 시작이자 끝인 셈입니다.

  

 

|핵융합이 늦어진 이유는 방대한 데이터 때문?

 

사실 핵융합에너지 이론은 20세기 초 모두 완성됩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이 등장한 데 이어 이를 연구하던 앳킨슨(Atkinson)과 회터만(Houtermans)은 1929년 가벼운 원자핵들의 질량 차이를 질량에너지 등가 법칙을 적용해 계산했습니다. 이후 독일의 물리학자 한스 베테(Hans Albrecht Bethe)가 태양에너지의 원천이 핵융합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요. 1932년 중성자에 이어 핵융합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중수소도 발견됩니다. 마침내 1934년 영국 캠브리지에서 러더포드(Rutherford)와 올리판트(Oliphant)가 역사적인 인공 핵융합 반응을 최초로 시연합니다.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폭탄 제조에도 성공합니다.

 

 고속입자와 고체물질의 충돌로 인해 나타난 물질 안의 전자 분포를 시각화한 이미지 <사진 출처=A.Sand/University of Helsinki> 고속입자와 고체물질의 충돌로 인해 나타난 물질 안의 전자 분포를 시각화한 이미지 <사진 출처=A.Sand/University of Helsinki>

 

 원자폭탄에서 단숨에 원자력발전소로 이어졌듯 수소폭탄에서 핵융합발전소로 발전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늦어도 1970년대에는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핵융합이 성공할 줄 알았죠. 핵분열이 금방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핵융합 원리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큰 문제가 기다리고, 그것을 해결하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는 식이였죠. 그야말로 A부터 Z까지 모든 게 새롭고 처음부터 다시 출발해야 했습니다. 물리학의 역사에서는 처음에 어려워 보이는 문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실타래가 풀리듯 의외로 단순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와 반대로 처음에는 쉬워 보였는데 갈수록 어려워져 당대의 최고 천재과학자들도 고개를 흔드는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체의 난류 문제와 자기장을 이용한 고온 핵융합 플라즈마의 가둠 문제 등인데요. 핵융합의 핵심적인 요소로, 그야말로 혼돈(Chaos)에서 질서(Cosmos)를 찾는 일에 비유되곤 합니다.

 

 ☞ '양자컴퓨터가 핵융합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자세히 보기

 

난류와 고온 핵융합 플라즈마의 가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즈마가 어떤 온도와 환경에서 어떤 물성을 지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합니다. 또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려면 이러한 물성을 정확하게 분석한 후 온도, 압력, 밀도, 자기장 분포 등 핵융합 장치의 미세하고도 다양한 작동 조건을 수천분의 1초 단위로 정밀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모두 데이터 분석과 계산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실제 핵융합 장치에서 이루어지는 플라즈마 발생 실험은 엄청난 데이터를 양산합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론 모델을 만들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뮬레이션을 반복합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가는 과정인데요. 그것은 마치 끝없이 움직이는 기체나 액체에서 어떤 규칙적인 운동 패턴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 차세대 슈퍼컴 최초 프로젝트는 핵융합 연구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찾는 것처럼, 핵융합에서도 데이터의 확보와 확보된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와 연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8년 미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오로라(Aurora)’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미국 프린스턴 플라즈마 물리연구소(PPPL)가 개발 중인 핵융합 연구용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와 프린스턴대학이 공동 운영하는 핵융합 연구기관 PPPL은 핵융합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인 ‘핵융합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 즉 엘름(ELM: Edge-Localized Mode)’을 해결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AI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미국의 최첨단 슈퍼컴퓨터가 수행할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핵융합 연구 분야가 선정된 것은 그만큼 핵융합 연구에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거꾸로 ‘핵융합 연구용 데이터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가’의 여부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확인해보겠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2021년부터 본격 가동될 오로라는 미국 최초의 엑사플롭스(ExaFlops)급 슈퍼컴퓨터인데요. 초당 1퀸틸리언(quintillion, 100경=1019) 회의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보다 50~100배 빠른 속도입니다. 해당 연구팀은 AI 기술과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ITER 등 토카막 장치의 장애를 예측하고 제어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ITER와 유사한 내벽과 다이버터로 구성된 유럽의 토카막 JET 내부 모습. <사진 출처=ITER> 핵융합로 내벽은 플라즈마와 재료 표면의 반응에 최적화된 재료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은 ITER와 유사한 내벽과 다이버터로 구성된 유럽의 토카막 JET 내부 모습. <사진 출처=ITER>

 

 

|IAEA도 나서 “집단지성의 힘으로 핵융합 데이터 해결”

  

데이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핵융합 연구계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위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는 방법 외에도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로 꽤 흥미로웠던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지난 2018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 세계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핵융합로 건설에 필요한 다양한 물질의 시각화, 분석, 시뮬레이션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찾는 챌린지 대회를 연 것입니다. 핵융합로 건설의 여러 난제 해결은 핵융합 개별 연구자나 연구팀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 참여를 통해 집단지성의 힘을 활용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전 세계 10개국에서 14개 팀이 참여한 이 챌린지에서 독일 막스 플랑크 플라즈마 물리학연구소와 막스 플랑크 컴퓨팅 및 데이터 관련 과학자 4명으로 구성된 팀이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챌린지의 주제는 높은 에너지를 품은 중성자가 핵융합로 벽 내부에 손상을 주는 현상에 관한 시뮬레이션 분석이었습니다. IAEA 측은 챌린지에 대해 “전문가와 비전문가들은 물질이 고에너지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과학자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미래 핵융합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우승팀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같은 핵융합로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중성자가 특정 물질에 가하는 손상을 측정하고 분류해 시각화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IAEA는 ‘에너지를 품은 중성자가 핵융합로 벽 내부에 손상을 주는 현상에 관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주제로 챌린지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출처=IAEA>  IAEA는 ‘에너지를 품은 중성자가 핵융합로 벽 내부에 손상을 주는 현상에 관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주제로 챌린지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출처=IAEA>

 

상용 핵융합로 건설까지는 극복해야 할 난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는데요. 특히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핵융합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극도의 고온과 에너지 입자로부터 핵융합로 용기의 내벽과 기타 구성품을 보호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IAEA 측도 “핵융합로 용기의 첫 번째 벽을 건설할 적절한 물질을 찾는 것은 상용 가능한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위한 중대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IAEA는 이러한 챌린지 등을 통해 도출된 해결 방법을 바탕으로 핵융합 재료의 손상 시뮬레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분산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핵융합 에너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셈이죠.

  

 

|최고의 하드웨어에 최고의 소프트파워 갖춰야

  

핵융합은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입니다. 기초과학부터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 사이언스와 테크놀로지가 융합되어야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슈퍼컴퓨터, AI, 양자컴퓨터 등 데이터를 처리하고 계산해서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의 발전도 함께 보조를 맞춰야겠죠. 플라즈마 불안정성 등 핵융합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풀지 못한 난제는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 '가 궁금하다면?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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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융합연구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1년 60테라플롭스(TeraFlops) 규모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해 플라즈마 난류와 불안정성 등 핵융합 플라즈마의 여러 난제를 연구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테라플롭스 연산 속도의 1,000배 성능을 자랑하는 1페타플롭스(PetaFlops)급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28페타플롭스 슈퍼컴퓨터도 활용할 예정이죠.

 

전 세계 핵융합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ITER의 핵심 멤버로 부상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관심, 그리고 KSTAR라는 훌륭한 장치. 여기에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해석하고 계산하면서 이를 모델링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조금 더 커진다면 명실상부 핵융합 기술 강국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파워까지 겸비해 전 세계 핵융합을 선도하는 모습은 상상이 아니라 곧 다가올 현실입니다.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인 핵융합 연구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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