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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6

도널드덕 목소리 만드는 ‘헬륨’, 또 어디에 쓰일까?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kfe.re.kr/post/nuclear-fusion/1100

놀이공원에 가면 아이들이 하나쯤 들고 싶어하는 캐릭터 모양의 풍선들 

 

놀이공원에 가면 아이들이 하나쯤 들고 싶어하는 캐릭터 모양의 풍선들. 하늘 위로 둥실 떠 있는 풍선 안에는 헬륨이 들어있는데요. 이 풍선 안에 있는 ‘헬륨’은 마셨을 때 목소리가 익살스럽게 변하는 특성이 있어 유머의 소재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 재미난 현상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도널드 덕의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도널드 덕’ 효과로도 불리는데요. 이 헬륨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있어 사람의 목소리를 변조하는 걸까요?

 

|헬륨, 어떤 원리로 목소리를 바꿀까?


먼저 사람의 음성은 폐에서 나오는 공기가 성대를 통과하며 발성 통로를 지나 밖으로 나오며 만들어집니다. 이 사이 공기의 압력이 변하고 성대와 그사이의 공기가 진동하면서, 이 진동수에 따라 목소리의 높낮이가 결정되죠. 일반적인 성인 남자의 경우 130Hz, 성인 여자의 경우 205Hz 정도의 진동수를 가지고 있는데요. 고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진동수가 목소리의 높낮이를 다르게 내는 것입니다.

 

사람의 목소리를 바꾸는 기체, 헬륨 

 

그리고, 목소리의 높낮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한 가지 요소가 더 있습니다. 바로 기체의 종류인데요. 여기에서 헬륨이 우리의 목소리를 바꾸는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 공기의 경우 약 1.2kg/㎥의 밀도를 갖고 있으며, 이때 공기를 통과하는 소리의 속도는 0℃에서 약 331m/초가 됩니다. 그리고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은 같은 온도에서 약 0.18kg/㎥의 낮은 밀도를 갖는데요. 이때 헬륨을 통과하는 소리의 속도는 일반 공기에서보다 약 2.7배 빠른 891m/초가 됩니다. 따라서 헬륨 가스를 마신 상태에서 목소리를 낸다면 평소보다 진동수가 2.7배가량 증가하게 되고, 평소보다 2.7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나와 도널드 덕과 비슷한 재미있는 목소리 톤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헬리오스의 선물 ‘헬륨’, 사실 핵융합의 산물?


목소리 변조의 달인 헬륨은, 사실 지구에서보다 태양에서 먼저 발견된 존재인데요. 1868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피에르 장센은 개기일식을 통해 태양광 스펙트럼에서 노란색 선을 처음으로 관측해냈습니다. 모든 원자는 그 원자가 무슨 원소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고유한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데요. 이 노란색 선은 587.6nm의 새로운 스펙트럼선이라는 사실이 발견되며, 훗날 과학자들은 이 스펙트럼선이 지구에서 존재하지 않는 태양 내부의 원소로부터 발생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원소는 태양신인 ‘헬리오스(Helios)’의 이름을 따 헬륨으로 명명되었죠.

 

약 71%의 수소, 27%의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는 태양의 모습 

 

실제로 태양은 약 71%가 수소, 27%가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지구보다 약 33만 배 더 무거운 태양은 내부의 온도는 무려 1,500만℃에 달합니다. 초고온인 태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고체, 액체, 기체 상태가 아닌 물질의 네 번째 상태인 ‘플라즈마’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플라즈마는 기체에서 더욱 에너지를 가했을 때 원자핵과 전자가 따로따로 떨어져 제멋대로 움직이는 상태인데요. 이렇게 플라즈마로 이루어진 태양의 깊숙한 내부에서 네 개의 수소 원자핵이 융합하면서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에너지가 바로 핵융합에너지입니다. 헬륨 원자핵의 질량이 헬륨을 형성한 수소 원자핵 네 개의 질량보다 약간 작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의 법칙에 따라 줄어든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어 핵융합에너지가 되는 것이죠.

 

|숱한 산업과 핵융합 연구의 핵심 열쇠, 헬륨


이렇듯 태양의 핵융합 반응에 대한 결과물인 헬륨은 특히 비활성 기체이기 때문에, 다른 원소들과 반응해 폭발할 위험이 없고 공기보다 가벼워 지구에서는 아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극한의 환경에서도 많이 활용되는데, 심해와 같은 고압의 환경에서 작업하는 잠수부들의 잠수병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 대체 가스로 사용되기도 하죠. 또 공기보다 가볍다는 특성을 이용해. 비행선이나 풍선 안을 채워 넣는 기체로도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 우리가 헬륨 풍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듯이 말이죠.

 

헬륨을 비행선에 채워 하늘로 띄우기도 하며, MRI에도 활용된다. 

 

그리고 헬륨은 끓는점이 가장 낮고, -269℃(4.2K)에서도 얼지 않는 유일한 원소이기 때문에, 극저온의 환경이 요구되는 곳에서도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극저온의 환경이 도대체 어디에 필요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의외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기장을 이용해 인체 내부를 촬영하는 자기공명영상장치, 즉 MRI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환자를 둘러싼 초전도 자석이 자기장을 형성하면 환자의 몸에 있는 수소 이온이 자성을 띠게 되고 환자의 몸은 약한 자석의 성질을 띠게 되는데, 이를 사진으로 찍는 것이 MRI의 촬영 원리인데요. 이때 자기장을 만드는 ‘초전도 자석’ 때문에 헬륨이 필요합니다. 자석에 엄청난 전류가 흐르면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해 자석이 깨져버릴 위험이 있는데요. 그러나 초전도 자석은 절대영도(-273.15℃) 가까이 냉각하게 되면 전기 저항이 소멸하여 전류가 장애 없이 흐르는 초전도 현상이 나타납니다. 초전도 자석은 헬륨을 이용해 자석을 냉각하여 큰 전류가 흘러도 저항에 의한 온도 상승이 거의 없는 초전도 현상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헬륨을 활용한 냉각 방식으로 초전도 자석을 활용하는 또 다른 분야가 바로 핵융합 장치이지요. 대표적인 장치가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입니다. 핵융합 장치가 초전도 자석으로 이루어진 데에는 그만큼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핵융합 장치는 핵융합 반응을 만들기 위해 1억℃라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고 제어하기 위해서 아주 강력한 자기장을 유지해야 하죠. 그만큼 높은 전류를 흘려주면 이와 비례하여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핵융합 연구장치에서 초전도 자석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입니다. 실제 이전의 토카막 장치들은 초전도 자석이 아닌 일반 구리선으로 감은 코일의 전자석을 사용해, 발열로 인해 장시간 운전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죠. KSTAR는 토카막 내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규모의 초전도 자석을 –268℃의 극저온으로 냉각시키기 위해서 초임계 헬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임계 헬륨은 액체 상태의 헬륨으로, 높은 압력을 가했을 때 액체와 밀도는 같지만, 점도는 낮아 기체처럼 퍼져 나가는 물질의 상태인데요. 이러한 형태의 헬륨이 KSTAR의 초전도 자석에 자연히 퍼져 나감으로써 구석구석 고르게 냉각시킬 수 있는 것이죠.

 

헬륨-3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달의 사진 

 

이처럼 헬륨은 이제 우리 일상 곳곳에 자리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KSTAR와 초전도 자기장 발생기, 극저온 센서 및 감지기와 대다수의 연구 및 실험 현장에서 헬륨이 활용되고 있어, 사실상 과학 기술의 진보를 이끄는 한 요소이기도 하죠. 이렇듯 헬륨의 전반적인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매장량은 한정되어 있어 고갈을 피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헬륨 중에서도 안정적 동위원소인 귀하고 값비싼 헬륨-3의 존재를 발견해낸 곳이 있는데요. 그곳은 다름 아닌 ‘달’입니다.

 

기존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가 결합한 헬륨-4에서 1개의 중성자가 빠진 헬륨-3은 핵융합 발전과 우주선의 연료로 쓰이는 원소입니다. 현재 지구에서는 헬륨-3가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아 원자로에서 생성하고 있지만, 그 값은 무려 L당 2,000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달에서는 대기가 없어 태양풍에 의해 헬륨-3가 지속해서 퇴적되고 있고, 매장량이 최소 1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가치는 무려 100만 조원에 달합니다. 물론 달에서 헬륨-3을 채굴해오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극복하고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난제이지만, 이 실마리가 풀리면 핵융합에너지의 경제성 또한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산업에서 다채롭게 활용되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헬륨. 친환경 에너지인 핵융합의 연료로까지 거듭난다면, 그 존재감은 지금보다 더 큰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양신의 선물 ‘헬륨’이 우리에게 줄 선물은 어떤 모습으로까지 펼쳐질 수 있을까요? 인류의 지성을 만난 자연의 진보가 바꾸는, 미래의 모습이 더욱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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