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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1

아인슈타인 E=mc², 인공태양 기적의 문을 열다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kfe.re.kr/post/nuclear-fusion/1062

“핵융합 반응에서는 많은 양의 에너지가 발생하지만, 이 반응이 일어날 확률은 너무 낮아서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망상(moonshine)이다.”

 

원자의 구조를 규명하고, 최초로 핵융합 기초실험에 성공한 핵물리학자 러더퍼드의 말입니다. 물론 그의 예측은 틀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핵분열에너지를 이용해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소를 개발했고, 이제 핵융합에너지를 이용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역사적인 도전에 나서고 있으니까요.

 

핵분열과 핵융합 반응의 가장 큰 특징은 작은 질량으로도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조차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여길 정도의 가공할 위력인데요. 이런 핵에너지의 원리를 설명하는 공식이 그 유명한 ‘E=mc²’입니다. 바로 현대과학의 상징과도 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죠.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가능하게 한 E=mc², 그리고 이 공식의 주인공이자 현대과학의 ‘슈퍼스타’ 아인슈타인을 만나 보겠습니다.

 

1921년의 아인슈타인. <사진 출처=pixabay>

1921년의 아인슈타인. <사진 출처=pixabay>

 

  

| ‘기적의 해’ 1666년과 1905년에 무슨 일이?

 

본격적으로 핵융합과 아인슈타인을 만나기 전에 일명 ‘기적의 해’로 잠시 떠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상 기적의 해로 불리는 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과학의 역사에서는 기적의 해(Annus Mirabilis)가 두 차례 있었습니다. 1666년과 1905년입니다. 1666년의 주인공은 아이작 뉴턴, 1905년의 주인공은 아인슈타인입니다.

 

첫 번째 기적의 해는 뉴턴이 근대과학을 완성한 해입니다. 뉴턴의 가장 큰 업적은 만유인력의 법칙, 미적분의 발견, 광학의 체계화입니다. 1666년 뉴턴은 달이 어떻게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가를 설명해 줄 물리 법칙을 찾다가 지구의 중심이 잡아당기는 힘이 사과와 달에도 똑같이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뉴턴의 만유인력과 운동 법칙의 발견으로 고전적인 역학 체계가 확립되었고요. 이전부터 시작된 과학혁명이 완성되었습니다.

 

뉴턴은 학창시절 우리를 괴롭혔던 미적분 공식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미적분은 수학, 물리학은 물론 전기전자공학, 기계공학 등 대부분의 공학 분야에서 기본이 되는 공식입니다. 미적분법을 모르고 물리학이나 공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총도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할 정도입니다. 또 뉴턴은 같은 해에 백색 광선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무지개색으로 분해되는 원리를 통해 빛의 성질을 밝혀내고 광학의 체계를 정립했습니다. 뉴턴은 “나는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서 있었다”며 자신을 낮췄지만, 과학 역사가들은 1666년을 주저 없이 ‘뉴턴의 기적의 해’로 부른답니다.

 

질량과 에너지 등가 원리를 나타내는 공식 E=mc². <사진 출처=pixabay> 질량과 에너지 등가 원리를 나타내는 공식 E=mc². <사진 출처=pixabay>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탄생한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

 

두 번째 기적의 해인 1905년은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 이론 등 현대 물리학 핵심 개념을 정립한 해입니다. 차차 설명하겠지만, 이 가운데 핵융합에너지와 관련된 발견은 특수상대성이론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은 물론 현대 과학 전반에 걸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이 세 가지 논문을 1905년 한 해에 모두 쏟아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당시 아인슈타인은 대학 교수나 연구원 신분이 아니라 스위스 베른의 특허청 직원이었습니다.

 

우선 아인슈타인은 빛을 금속 표면에 쪼이면 일부 금속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이른바 광전효과 이론입니다. 현재는 빛이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지니는 이중성을 띈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그때 당시의 광전효과는 빛이 에너지를 가진 입자로 이루어졌다는 입자설을 지지하는 실험적 증거로 여겨졌습니다. 이 광전효과 이론으로 아인슈타인은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또 브라운 운동 이론을 통해 원자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특수상대성 이론입니다. 등속 직선 운동을 하는 두 관성계에서 모든 물리법칙은 같은 방식으로 표시되며, 빛의 속도는 관측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이론인데요.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사실이 성립하려면 시간의 상대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 이전까지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어떤 조전과 상황에서도 일정한 절대성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광속 불변의 원리를 바탕으로 뉴턴 고전역학의 절대적인 시공간 개념을 깨뜨리게 됩니다. 이로부터 물체의 운동 방향으로 움직이는 막대가 줄어들고(길이 수축), 움직이는 시계가 느려지며(시간 지연), 질량과 에너지가 같다(질량-에너지 등가 원리)는 그야말로 ‘혁명적’인 결론을 도출합니다.

 

핵분열과 핵융합 원리. 

핵분열과 핵융합 원리.

 

 

| 궁극의 에너지 가능하게 만든 E=mc²

 

이제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특수상대성 이론을 통해 정립된 ‘질량과 에너지가 같다’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의 공식(E=mc²)은 놀라운 개발로 이어집니다. 이 공식은 에너지(E)와 질량(m)은 상호교환 될 수 있다는 의미로, 그 양은 질량×광속의 제곱(c²)과 같습니다. 아주 작은 질량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건데요. 결국 E=mc²은 질량과 에너지가 동등하며 상호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뉴턴 물리학에 따르면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정지한 물체는 아무런 에너지를 갖지 않죠. 움직임도 없고, 힘도 작용하지 않고, 그러니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에 따르면 정지한 물체도 그 질량에 상응하는 에너지를 지닙니다. 질량을 가졌다면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빛이나 파동과 같은 순수 에너지가 입자로 변환될 수도 있습니다.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물리학의 일대 전환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일례로 1g의 수소가 헬륨 핵으로 바뀔 때 약 0.007g의 질량이 줄어듭니다. 이때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것을 E=mc²으로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를 계산하면, 1g의 질량이 무려 2,150,000,000Kcal로 바뀝니다. 이 에너지는 우리가 쇠고기 860t을 먹어야 섭취할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적용해 수소 원자 4개를 융합해 헬륨 원자 1개를 만들 때 사라진 질량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면 ‘궁극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핵반응 전후에 1g이 사라져 에너지로 바뀌면 30만 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죠.

 

태양은 거대한 핵융합 공장이다. <사진 출처=NASA>태양은 거대한 핵융합 공장이다. <사진 출처=NASA>

 

 

| 핵융합·핵분열 반응 때 바뀐 질량이 에너지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탄생한 E=mc²이 핵융합에너지의 가능성을 열어준 셈인데요. 초기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E=mc² 공식이 보여주는 가능성, 즉 아주 작은 질량이라도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빛의 속도인 광속(c)은 초당 3×108m(3억m/s)로 기본 물리 상수입니다. 여기에 질량이 5g 정도인 100원짜리 동전 한 개가 순수하게 에너지로 변환될 때를 공식에 대입하면 이렇습니다. E=5g×(3억m/s)². 이것을 계산하면, 45×1016J=45×1013kJ입니다. 한 가구당 평균 전력 소비량이 5,000kWh=1,800만kJ이라고 한다면, 100원짜리 동전 한 개로 2,500만 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셈이죠.

 

핵융합과 핵분열을 더 살펴볼까요.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는 아주 좁은 공간에서 서로 결합해 갇혀 있습니다. 이렇게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하고 있는 힘을 핵력이라고 하고요. 이 결합을 끊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결합에너지라고 합니다. 자연계의 원소 중 결합에너지가 가장 큰 것은 철(Fe)입니다. 철을 기준으로 질량수가 작은 원소는 서로 결합해 철에 가까운 원소가 되려 하고, 질량수가 큰 원소는 쪼개져서 철에 가까운 원소가 되고자 합니다. 결합해서 질량수가 큰 원소로 바뀌는 것이 핵융합 반응이고, 쪼개져서 질량수가 작은 원소로 되는 것이 핵분열 반응입니다.

 

핵융합과 핵분열 반응이 발생하면 거대한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핵반응 이후 원자핵의 질량이 반응 전 질량보다 줄어드는데,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때 줄어든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이죠. 핵반응을 통해 사라진 질량만큼 에너지가 방출되는 건데요. 결국 다시 돌아왔습니다. 질량과 에너지의 상호 교환이 가능하다는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²). 핵융합 반응은 원자핵이 합쳐지는 것으로 태양에서 일어납니다. 가벼운 핵이 서로 결합해 더 무거운 원소가 될 때 질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핵분열 반응은 현재 인류가 활용하고 있는 원자력 기술입니다.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소가 중성자와 충돌하면 두 개의 작은 원소로 쪼개지고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핵분열 반응은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소가 중성자와 충돌하면 두 개의 작은 원소로 쪼개지고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방출한다. <사진 출처=wikipedia>  

핵분열 반응은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소가 중성자와 충돌하면 두 개의 작은 원소로 쪼개지고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방출한다.

<사진 출처=wikipedia>

 

 

| 핵융합에너지로 전력 만드는 ‘기적의 해’는 언제?

 

현재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서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이 한창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등 7개 국가가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는 핵융합에너지를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장치인데요. 인공태양을 만드는 인류 최대의 과학기술 역사(役事)로 불립니다. 동시에 이론과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을 지상에서 구현한다는 점에서 ‘꿈의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E=mc²의 원리를 이용해 지구상에서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생각은 20세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그야말로 상상에 불과했습니다. 러더퍼드가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망상”이라고 말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죠. 태양에서는 1초 동안 6억 5,700만t의 수소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6억 5,300만t의 헬륨을 생성합니다. 태양계 전체에 빛과 열을 공급할 정도의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핵융합 전 수소와 생성된 헬륨 간에는 400만t의 질량 차이가 발생합니다. 질량 차가 아무리 적어도 거기에 빛의 속도가 제곱으로 곱해지니 에너지의 양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장치. <사진 출처 = ITER>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장치. <사진 출처 = ITER>

 

이처럼 태양과 유사한 수소 동위원소의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일으켜 막대한 에너지를 얻겠다는 게 인공태양을 만드는 ITER 프로젝트입니다. 아직은 실험로를 건설하는 단계지만, 언젠가 원자력발전소처럼 핵융합발전소도 건설될 날이 올 것입니다. 핵융합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그날이 오면, 과학의 역사는 그해를 또 다른 ‘기적의 해’로 기록할지도 모릅니다. 1666년 뉴턴 기적의 해, 1905년 아인슈타인 기적의 해에 이은 ‘핵융합 기적의 해’. 속도는 더디지만, 그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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