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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1

더 뜨겁게, 더 오래! 새로운 핵융합 운전방식 찾았다!

KFE   
https://fusionnow.kfe.re.kr/post/kstar/1400

핵융합연-서울대 등 공동연구로 ‘FIRE 모드’ 발견

플라즈마 성능 개선 독창적 성과로 「네이처」 게재


한국의 핵융합 연구진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서울대 공동연구팀이 새로운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방식(mode)를 발견하고,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te)」 9월호에 논문을 게재한 것인데요. 연구진은 이 새로운 운전방식을 ‘파이어(FIRE:Fast Ion Regulated Enhancement) 모드’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렇다면 FIRE 모드는 종전의 운전방식과 무엇이 다를까요? 나아가 핵융합에너지에서 운전 방식은 왜 중요할까요?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성과와 함께 이번 연구의 의의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플라즈마 운전이 그렇게 어려워?


이번 연구 성과의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서는 먼저 핵융합에너지의 원리를 간단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로, 가벼운 원자핵이 더 무거운 원자핵으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핵융합에너지라 합니다. 

 

자연적으로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태양과 달리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원자핵이 반발력을 이기고 융합할 수 있도록 1억도 이상의 초고온의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토카막과 같은 ‘특수 고안된’ 핵융합장치에서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핵융합 연구진은 초고온 플라즈마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운전 방식을 찾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답니다.  


그런데 기체도 아니고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그래서 ‘물질의 4번째 상태’로 불리는 이 플라즈마는 정말 다루기 힘든 녀석입니다. 이유는 바로 초고온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난류(turbulence) 때문인데요. 이번 FIRE 모드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한현선 박사는 ‘플라즈마’를 연구하는 일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토카막 장치의 자기장 안에 플라즈마를 잘 가둘 수 있다면 이미 연구가 끝났어야 하는데, 플라즈마는 자꾸 입자를, 또 에너지를 장치 밖으로 예상보다 훨씬 많이 흘러보냅니다. 핵융합 연구는 마치 모래 늪 같은 난류가 널러져 있는 사막에서 목적지를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셈입니다.” 


KSTAR 장치 내부에 플라즈마가 발생한 모습 


‘마치 모래 늪 같은, 난류가 널려져 있는 사막에서 목적지를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고성능플라즈마운전모드라 불리는 ‘H-모드(High confinement mode)’입니다. 고성능의 플라즈마를 얻기 위한 각국의 실험과 도전이 계속되던 어느 날이었죠. 1982년 독일의 핵융합연구장치 ‘ASDEX’ 토카막에서 실험을 하는 도중 외벽 근처에서 플라즈마 내 난류의 세기가 급격하게 뚝 떨어지며 플라즈마 가둠 성능이 2배 이상으로 갑자기 좋아지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플라즈마의 성능을 매우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이 운전 모드는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는데요. 그 후 H-모드는 핵융합 장치 운전의 기준이 되었고, 우리나라의 인공태양 KSTAR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최초로 H-모드 달성에 성공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H-모드 발견으로 핵융합 플라즈마 문제가 해결되었을까요? 안타깝게도 대답은 아닙니다.  H-모드는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모드라는 이름답게 상용 핵융합로 운전을 위한 기본적인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방법이 된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H-모드에서는 플라즈마 가장자리에 형성되는 장벽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장자리의 압력이 임계치를 넘어가 풍선처럼 터지는 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른바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 Edge Localized Mode)’입니다. ELM 발생 시 플라즈마 내부의 많은 에너지가 밖으로 유출되면서 토카막 장치의 가둠 성능이 저하되고 유출된 에너지는 토카막 내벽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ELM은 핵융합 장치의 안정적인 운전을 위해 반드시 제어되어야 하는 현상으로, 전 세계 모든 주요 핵융합 장치에서 ELM의 발생 메커니즘과 제어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H-모드(왼)와 FIRE 모드(오) 비교. H-모드의 가장자리에는 ELM 현상이 나타나지만 

FIRE 모드에서는 중심부의 온도가 더 높고 ELM이 발생하지 않는다.



‘H-모드’보다 안정된 ‘FIRE 모드’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KSTAR의 1억도 초고온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성과의 분석을 통해 ELM이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방식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9월 8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A sustained high-temperature fusion plasma regime facilitated by fast ions.’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으며, 서울대학교 나용수 교수가 교신저자, 핵융합연 한현선 박사와 서울대 박상진 박사과정 학생이 제 1저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연구진은 KSTAR의 운전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플라즈마 가열 시 발생한 고속이온(fast ion)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해 플라즈마 온도를 급격히 높이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운전 모드인 ‘FIRE(Fast Ion Regulated Enhancement) 모드’로 명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까요?


핵융합으로 대용량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플라즈마가 외부의 추가 에너지 없이 핵융합 반응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만으로 핵융합 반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점화 조건’을 달성해야 합니다. 점화 조건은 영국의 핵물리학자 로손(John D. Lawson)이 1957년 처음 정의한 것인데요. 그가 제시한 플라즈마 점화 조건은 ▲대기압 30만분의 1 정도의 입자 밀도 ▲1억℃ 이상의 온도 ▲1.5초 이상의 부가적인 가열 없이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가둠시간 등 세 가지입니다. 핵융합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난류로 인한 에너지 손실과 불안정성 등의 발생으로 점화 조건을 충족하는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새로운 플라즈마 운전 방식인 ‘FIRE 모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플라즈마 밀도에서 중심부에 가열을 집중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때 높은 에너지를 지닌 고속이온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해 플라즈마 중심의 이온 온도를 급격하게 높이고 오랜 시간 유지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특히 FIRE 모드에서는 ELM뿐만 아니라 다른 심각한 불안정성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플라즈마 내의 불순물 축적도 없고요. H-모드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성능을 보이면서도 복잡한 운전방식이 필요하지 않아 미래 핵융합 상용로의 플라즈마 운전 기술 확보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연구진은 FIRE 모드의 추가 연구를 통해 고속이온의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KSTAR의 1억℃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의 수준 향상은 물론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와 핵융합 실증로(DEMO) 운전 기술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포부를 보였습니다. 


FIRE 모드는 플라즈마 중심부의 온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



핵융합 연구라는 사막에 세운 이정표


무엇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몇 년간 KSTAR에서 달성한 초고온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 성과의 독창성이 다시 한 번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출연연과 대학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존과 다른 독창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실제 핵융합연은 일반적인 내부수송장벽(ITB) 모드에서 초고온 이온플라즈마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실험을 수행하고 있었고요. 나용수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시나리오’라는 플라즈마 운전 모드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드’에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조건을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연구를 진행하다가 특정 형태의 플라즈마 형상에서 플라즈마 밀도를 낮췄을 때, 높은 플라즈마 성능과 1억℃ 이상의 이온 온도를 공통적으로 확인하면서 이러한 성능 향상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함께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 서울대 나용수 교수(교신저자), 핵융합(연) 한현선 박사, 서울대 박상진 박사과정생(공동 1저자)


핵융합연 한현선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플라즈마의 밀도, 온도, 가둠시간이라는 핵융합 실현의 세 가지 조건 중, 특히 온도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KSTAR의 가열 성능을 플라즈마 중심부에 집중시키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게 되었다”라고 의의를 밝혔습니다. 


한편 서울대 나용수 교수는 “FIRE 모드 연구 성과가 예측했던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던 소위 ‘실패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던 중에 새롭게 얻은 창의적인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나 교수는 “이러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영역 발견은 초정밀도로 건설된 KSTAR가 있고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면서 “핵융합 연구가 기존과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한현선 박사는 핵융합 연구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사막을 건너는 일’에 가깝다고 이야기합니다. 산이 아무리 높아도 계속 위로만 올라가면 언젠가 정상(목표)을 밟게 되죠. 하지만 사막은 다릅니다. 방향을 잡지 못하면 아무리 걸어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습니다. 사막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나침반이나 GPS가 필수입니다. 


이번 성과는 핵융합에너지라는 사막에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라는 목표를 향해 국내 연구진은 사막에 길을 놓고 이정표를 세우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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