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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6

인공태양을 끄는 소화기가 있다?

KFE   
https://fusionnow.kfe.re.kr/post/kstar/1287

불과 물, 둘은 어울릴 수 없는 극과 극의 관계입니다. 불이 나면 자동적으로 물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죠. 1870년대 토마스 마틴이 발명한 최초의 소화기에도 물이 들어있었다고 하는데요. 요즘에는 소화기 외에도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소화장치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불이 난 곳에 물을 뿌리는 이유는 온도를 발화점 아래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우주에서 45억 년째 활활 타고 있는 태양도 과연 물로 끌 수 있을까요? 아마도 물은 태양 근처만 가도 증발해 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럼 지구의 물을 한 번에 쏟아부으면 가능할까요? 기대와 달리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태양의 불은 끌 수 없지만, 지구의 인공태양에는 일촉즉발 위기 순간에 안전을 지킬 자동소화장치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인공태양 장치의 소화기! 산탄 입자 주입장치(SPI, Shattered Pellet Injector)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태양의 핵융합은 연소가 아니다


먼저 불타는 태양에 대해 알아둘 것이 있는데요. 태양이 빛과 열을 방출하는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불, 즉 ‘연소’와는 전혀 다릅니다. 불은 산화 반응의 일종인 연소 중 생긴 열과 빛이 방출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태양은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핵융합 반응을 합니다. 우주에는 연소에 필요한 산소도 없죠.


산불을 예로 들어 볼까요? 나무의 주성분인 셀룰로스(C6H10O5)는 탄소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나무에 외부의 열이 가해지면 가연성 증기가 발생하는데요. 바로 이 가스가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불꽃이 생깁니다. 일단 한 번 불이 붙으면 공기 중 산소를 계속 공급받고 불꽃에서 열이 계속 발생하여 주변의 다른 물질로 확산합니다. 즉, 셀룰로스의 탄소와 산소가 반응해 빛과 열을 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죠. 이 같은 연소를 위해서는 연료, 열, 산소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불을 끄려면 연료, 열, 산소 셋 중 하나 이상을 제거하면 됩니다.


태양을 물로 끌 수 없는 이유? 


태양은 연소가 아닌 수소를 연료로 핵융합 반응을 하며 빛과 에너지를 방출하는 천체입니다. 중심핵에서 초당 6억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생성하죠. 물(H2O)은 수소 2개와 산소 원자 1개로 이루어진 화합물인데요. 상상력을 발휘해 많은 물을 태양에 뿌리거나 또는 엄청난 양의 물에 태양을 담근다 해도 태양의 열기가 식기는커녕 핵융합 반응의 연료인 수소가 대량 공급되어 태양은 더욱더 활활 타오르고 수명도 증가할 것입니다. 태양은 지난 45억 년간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를 비추는 에너지원이었듯 앞으로도 약 80억 년 동안 초당 1017 톤의 다이나마이트가 폭발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구의 인공태양은 어떻게 꺼야 할까?


지구의 인공태양은 태양의 핵융합 반응을 구현하기 위해 1억도 초고온 초고압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의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가열해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고 1억도 이상의 온도를 오래도록 유지하여 핵융합 반응이 활발하게, 오랫동안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플라즈마를 1억도까지 가열했다는 것은 핵융합 장치 안에 굉장히 큰 에너지가 들어있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플라즈마는 매우 불안정한 특성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요.


만약 핵융합로가 가동되는 중에 플라즈마 붕괴 등 갑작스러운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고온고압의 에너지가 갑자기 빠져나가며 초전도 자석과 플라즈마 자기장의 균형이 깨져 장치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상시 초고온 플라즈마가 지닌 방대한 에너지를 짧은 순간 안전하게 해소해 장치 손상을 막을 수 있는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이 필요합니다. 마치 화재가 난 곳에 소화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인공태양 역시 태양처럼 ‘불’이 아니기에 물로는 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할까요?


핵융합연구자들은 다 계획이 있었구나 


핵융합 연구자들은 핵융합로 운영 중 이상 상황이 발생해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방대한 에너지가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짧은 순간 고르게 분산시켜 장치 손상을 막을 수 있는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을 적용한 산탄 입자 주입장치(SPI, Shattered Pellet Injector)를 개발했습니다.


SPI는 아이스 펠릿이라고 불리는 미세한 얼음 알갱이들을 고속으로 플라즈마에 주입해, 초고온 플라즈마가 지닌 열에너지와 자기에너지를 복사에너지 형태로 고르게 분산하여 방출하는 장치인데요. 마이너스 263도 정도의 아주 낮은 온도로 중수소나 네온을 얼린 얼음 알갱이가 뜨거운 플라즈마에 녹아 들어가면서 고온 고압 플라즈마의 방대한 에너지를 짧은 순간에 고르게 분산시킵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국제핵융합로 ITER는 세계 최초로 SPI 장치 수십 기를 동시에 사용하여 플라즈마 에너지를 분산하고 핵융합로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장치에 설치되어 있는 SPI 장치 모습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SPI 성공 가능성 점치다


SPI는 ITER 운전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장치인 만큼 장치의 성능 검증이 필수입니다. KSTAR 연구진은 2019년 ITER 국제기구와 플라즈마 붕괴 완화 효과에 관한 공동 연구 수행을 결정하고, 2019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협력하여 대칭형 SPI 장치 2기를 KSTAR 장치에 설치하였습니다. 해당 실험 검증을 위해 필수적인 고에너지 플라즈마 발생이 가능하며, ITER가 계획한 대칭형 SPI 실험이 가능한 장치는 세계에서 KSTAR가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KSTAR는 2019년 SPI를 사용한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검증했습니다. 이어 2020년에는 SPI 장치를 1대만 사용할 때 보다 복수의 장치를 동시에 활용할 때 보다 효과적이고 균일한 에너지 분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고요. 무엇보다 플라즈마 붕괴 완화 단계에서 전자의 밀도가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장치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폭주 전자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KSTAR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ITER는 불타는 태양처럼 뜨거운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을 장치 파손의 걱정 없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공태양 KSTAR의 뛰어난 장치 특성과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핵융합 난제 해결에 기여하는 우리 연구진의 열정이라면, 45억 년간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생성한 하늘의 태양처럼 지구를 스스로 빛나게 할 인공태양 기술도 머지않아 완성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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