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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1억도와 영하269도가 만나는 인공태양 장치에도 결로가 생길까?

커뮤니케이션팀   
https://fusionnow.kfe.re.kr/post/kstar/1096

차가운 물이 담긴 유리컵 겉면에, 촉촉이 물드는 이슬방울. 컵 속 물이 스며 나온듯한 이 자국은, 다름 아닌 결로(結露)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차가운 물이 담긴 유리컵 겉면에, 촉촉이 물드는 이슬방울. 컵 속 물이 스며 나온듯한 이 자국은, 다름 아닌 결로(結露)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결로는 수분을 포함한 대기의 온도가 이슬점 이하로 떨어지면, 대기가 함유하고 있던 수분이 물체 표면에서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을 일컫는데요. 한겨울 창문이나 유리 벽에서 내부와의 온도 차로 인해 결로가 생겨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극명한 온도 차가 공존하고 있는 곳에서는 어떨까요? 지구상에서 가장 극명한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장치’입니다. 한국의 태양이라 불리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내부에는 핵융합에너지를 지구에서 구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온도인 초고온 1억℃의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감싸고 있는 초전도자석은 무려 영하 269℃에 달하는 극저온 상태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온도와 차가운 온도가 공존하는 공간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유리컵에 생기는 결로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KSTAR 장치 주변은 어떠할까요? 극과 극의 온도차를 지닌 특성을 생각하면 차가운 물이 담긴 유리잔처럼 물이 흥건히 생긴 결로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지 궁금한데요. KSTAR에서도 정말 이런 결로현상이 일어날까요?

 

그러나 다행히도 실험실 내부는 물 한 방울 없는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 전원 장치가 있는 핵융합 장치에 물이 쉽게 생겨난다면, 아찔한 감전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과연 어떻게 KSTAR는 초고온과 초저온의 만남에도 결로 현상 없는 쾌적한 연구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극한의 두 온도가 필요한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인공태양은 왜 우주와 같은 진공상태가 필요할까? 자세히 보기
인공태양은 왜 초전도 자석이 필요할까? 자세히 보기

 

 

|결로 막는 KSTAR의 비법, 보온병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그 첫 번째 비결은 바로 ‘진공’에 있습니다. 양극의 두 온도 모두 진공상태에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보온병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우리가 보온병을 잡았을 때, 그 병 안에 뜨거운 액체가 담겨 있는지, 얼음물이 담겨 있는지 바로 알 수 없는데요. 안에 담긴 내용물 본연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겉면의 온도가 상온과 같은 이유는 보온병 내부의 진공 때문입니다. 보통 소리와 열은 매질을 통하여 전달이 이루어지는데, 진공상태가 되면 이러한 매질의 양이 희박해져 그 전달이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면, 아주 뜨거운 사우나에서도 화상을 입지 않는 원리와 같습니다. 100℃에 가까운 열에도 우리 피부가 극한의 뜨거움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수증기’ 때문이죠. 기체 상태의 물인 수증기는 온도가 같아도 같은 부피 안의 고온의 입자 수가 적어, 열전달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뜨겁게 느껴집니다.

 

안에 담긴 내용물 본연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겉면의 온도가 상온과 같은 보온병 

 

KSTAR 장치 내부 역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가 발생되는 ‘진공용기’와 영하 269도로 유지되는 ‘초전도자석’은 운전기간 동안 초고진공 상태로 유지됩니다. KSTAR 진공 용기의 내부는 무려 인공위성이 돌고 있는 우주 공간 정도의 진공도를 자랑하는데요. KSTAR 내부와 초전도자석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 입자 수가 일반적인 대기의 10만분의 1로 떨어진 만큼 열 전도율이 낮습니다. 이는 KSTAR 내부를 이루는 재료들이 녹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약 KSTAR가 이런 진공 상태가 아닌 대기압에서 극한의 두 온도를 만들어야 한다면, 열이 그대로 전달되어 온도의 조성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비의 효율 역시 크게 떨어지게 되겠죠. 실제로 핵융합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KSTAR의 내부에 초고온 플라즈마가 만들어지고, 이를 둘러싼 초전도자석의 온도는 차갑게 유지되지만, 장치 전체가 진공상태로 유지되기에 장치 바깥쪽의 온도는 상온과 동일합니다. 마치 보온병처럼 말이죠.

 

한국의 인공태양 KSTAR의 토카막 내부 모습 

 

|극명한 온도 차가 공존 가능한 또 다른 이유! 든든한 방패막, 열차폐체

 

KSTAR에 극명한 온도 차가 공존 가능한 핵심적인 이유로 진공과 함께 ‘이것’의 존재를 손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열차폐체’ 덕분인데요. 핵융합 장치의 핵심 부품인 열차폐체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온도와 차가운 온도가 한 공간에 존재할 수 있도록 복사열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열차폐체는 초고온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는 진공용기 뿐 아니라 다른 상온 부품에서 발생하는 복사열이 초전도 자석에 전달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부품 간 열전달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시킵니다.

 

이렇듯 마법의 방패와 같은 이 열차폐체는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 사이, 그리고 보온병에 해당하는 저온용기 안쪽을 모두 둘러싸고 양극의 온도를 견뎌내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KSTAR 장치의 열차폐체 제작을 통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열차폐체를 상세설계부터 제작까지 100%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ITER 열차폐체의 초도품이 성공적으로 제작을 마치고 프랑스 카다라쉬 ITER 건설 현장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이 열차폐체는 전체 조립 시 높이 25m, 직경 25m, 무게 900t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600개 조각으로 만들어지는 ITER 열차폐체는 7만 개의 볼트로 조립되어 ITER 장치 내부에서 초고온과 초저온 사이를 막아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열차폐체의 모습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열차폐체의 모습

 

열차폐체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다면?
☞ '1억℃와 영하 269℃를 가르는 벽, 열차폐체' 자세히 보기 

 

이렇게 완성된 열차폐체 표면에는 영하 196℃의 헬륨을 흘려보내는 냉각 파이프가 있습니다. 파이프를 따라 흐르는 액체헬륨 때문에 차가워진 열차폐체는 1억℃가 넘는 플라즈마를 담은 진공용기에서 초전도 자석으로 전달되는 복사열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운전을 가능케 만들어줍니다. 열차폐체가 초고온 플라즈마의 복사열을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핵심기술은 바로 열차폐체 표면에 도금된 ‘은’입니다. 열차폐체 표면에는 방사율을 낮춰 복사열을 차단할 수 있도록 약 5t의 은이 8~10㎛(마이크로미터)의 두께로 도포되어 있습니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국내 기술력의 집약체로 똘똘 뭉친 열차폐체가, 초고온과 초저온 사이를 든든히 지켜주는 방패막이 되어주는 셈이죠.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인 핵융합을 지구에서 구현할 수 있는 인공태양, 즉 핵융합발전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핵융합연구의 목표인데요. 어쩌면 불가능하게 보일 수 있는 인공태양 만들기는 극한의 뜨거움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공간을 진공과 열차폐체 기술로 결로 걱정 없는 핵융합장치를 만들어 낸 것처럼, 과학자들의 도전으로 하나씩 한계를 뛰어넘으며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극한기술의 총합으로 여겨지는 인공태양 핵융합 장치에 또 어떤 놀라운 기술들이 숨어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관심 부탁드립니다.

 

결로가 생긴 유리창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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